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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 폐허가 부른 손님 다읽었따.......

어린밤 2022. 4. 26. 03:04

그전까지 봤던 모든 소설을 제치고 인생작으로 등극한 벨소설이 있었으니...

 

게스트 : 폐허가 부른 손님

와ㅠㅠ 너무 자세해서 지루하지도 않고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얕지도 않고 모든 내용이 딱딱 먹기 좋을 만큼 맛있게 잘려서 나오는 것을 보고 그저 감탄만ㅠㅠㅠ

미래물 회귀물 sf 피폐물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서 환장하는 다차원/평행세계 까지ㅠㅠㅠ

세계관 설정 부터 씬까지 취향 저격당해서 피흘리고 쓰러져있는 상태다 지금

다행인 게, 마지막에 해피엔딩으로 잘 끝나고 꽁냥꽁냥 행복한 내용까지 길게 써줘서 그나마 후유증이 진정된듯

 

잔인한 장면이 정말 많이 나온다 아껴주던 할머니 목이 잘려 내걸린 장면이나

눈알과 뇌, 내장을 파먹는 벌레 피부가 터지면서 새로운 숙주를 찾으러 기어오는 벌레 떼

혈관을 타고 흐르는 벌레알 눈알 속을 도르르 구르는 벌레몸체 

감염된 사람들이 잡아당기는 바람에 허리가 잘려 산채로 씹히는 주변인물

생사람을 물고기와 접목해 인어로 만드는 인체실험

실험체들은 물속에서 하체가 잘린 채 살아있다 상체 아래 척추뼈만 삐죽 나온 채로 잠들어있다 깨어나서 자기 몸을 보고 공포의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 아이들까지 섞여있다

이야기가 희망이 없어 보이는 쪽으로 흘러갈 때는 진짜 힘들었다 새벽에 읽었는데 어두컴컴한 창밖이 덜컥 무서워져서 현실감 되찾으려고 일부러 유튜브 켰었어

자꾸 나오는 석산화는 검색해보니 피안화였고

시체 피를 빨고 핀 꽃 뭐 그런 의미였나 아무튼 죽음과 연관돼 있긴 해

모든 것이 내 취향대로 조립된 소설이야

 

마지막에 로언이 예지자를 원망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글쎄

난 로언이 피해자는 아닌 것 같다 

1사분면과 4사분면의 로언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접촉을 했다면

예지자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바득바득 반하기만 할 게 아니라 오히려 배려하면서 도와야 했던 게 아니야? 마지막 예지자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처음부터 존중이 없었다 본인이 전부 통제하고 이용해먹으려 했으니까 말야 로언이 그런 인성이 아니었더라면 분명 무언가 달라졌을 것이고, 그렇게 고통받지도 않았겠지

그가 매 회차 보인 광기. 회귀 직전 북쪽 요새가 우현호에 의해 감염자들에게 먹혀들어갔다 해도 버려질 세계라는 것을 안다면 단념하는 게 맞는 판단 아니냐고. 레플리카를 끌고와서 이이선을 죽였던 사건이 결정적으로 회귀의 트리거였잖아? 계속되는 회귀를 꿈으로 기억하면서 왜 여전히 결정의 주체자가 아니라 게임 속 npc 처럼 정해진 행동만 반복했던 거지? 그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우현호가 수백번 회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죽여놓고 자기만 세계밖으로 데려가 달라고 떼를 쓴건데 그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예지자를 비난할 일이야? 자기가 했던 행동은 생각조차 안하고? 로언 본인의 고통에는 본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 한마디도 그래도 싼 인간인 거지

처음 어눌한 우현호가 4사분면에 도착했을 때 박사와 함께 서쪽 요새를 무너뜨린 것도, 겨우 한달내 신호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배신이라 느낄만한 사건을 일으켰잖아 예지자를 배려하기보단 본인의 초조함이 제1순위인 인간이었으니까. 내가 보기에 로언은 절대 피해자가 아니다. 오히려 가해자였고, 이기적인 만큼 스스로 자멸한 것 뿐 

그리고 레플리카를 만든 건 로언이다. 첫번째 예지자의 지시대로 면역제와 치료제만 만들었으면 되는 걸 굳이 임산부를 감염시켜 뱃속 애를 인간+벌레 혼종인 레플리카로 만든 이유가? 감염자를 통제하려한 것은 위험성 때문에 그럴 수 있다쳐도, 레플리카는 뭐냐 대체. 태어난 한명한명이 스스로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존재라면서 자살까지 하는데 그걸 만들고 앉았어. 

으 소름끼치는 등장인물이었다

 

아 심적으로 힘든데 못헤어나오고 다시 1권부터 꼭꼭 씹으면서 읽으러갈듯 살려줒엉 흑흑

 

한번 읽었는데 아직 이해 안되는 점

1. 초반에 나온 회귀전 우현호가 보던 꿈이 세이브데이터가 아니면, 대체 뭐지? 중간에 예지몽도 아니라고 했었잖아. 그런데 결국 미래를 본거 아냐? 첫 꿈이 이이선이랑 공항에서 ㅅㅅ하는 거였는데 그게 진짜 마지막의 마지막에 세계가 1사분면과 4사분면의 인물이 거의 겹쳐질즘의 시점이잖아? 그럼 처음 예지자가 4사분면으로 왔을 때 이미 이이선이 1사분면의 자신과 협력해 로언을 죽이는 엔딩으로 이끌어줄 것까지 이미 결과가 다 나와있었단 뜻이야? 미래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기억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라면 뭐지. 

중간에 그 꿈들은 세이브 데이터가 아니라 경계라고 했던 문장을 읽은 것 같은데, 경계란 x축, 시간축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길 같은 건데. 현호가 꿨던 꿈들은 거기에 점점이 놓인 시점들? 그렇다기엔 꿨는데도 현실화 되지 않은 꿈은 뭐지. 수백번 회귀했으니까 x축에서도 같은 시점에 선택지가 다른 수백개의 시나리오가 겹쳐서 쌓여있다거나? 아 이게 뭔소리야 대체

2. 할머니가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마지막에, 꽃이 지면 죽고 만다고 했는데 대체 무슨 복선이야? 꽃이 지는 내용은 결국 안나오고 소설 끝났잖아..? 그게 만약 인천 공항의 석산화 꽃밭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할머니는 이이선과 우현호가 동반자살을 할 것을 본 거야? 이이선이 죽으면 세계가 사라지니까 그게 꽃이 지는 것이고, 그곳에 우현호의 죽음도 함께 있다는 것을 본거야 아니면 꽃이 진다는 게 뭘 은유한 표현이냐고

3. 로언은 마지막 예지자가 문을 열 수 있으며 그곳으로 '한명만' 데리고 나갈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생각을 어디서 떠올렸을까? 실제로 그렇다는 단서도 없었고 결말도 그렇지 않았잖아. 싱크홀에도 이이선뿐 아니라 여러명을 데리고 뛰어내릴 수 있었고 말이야. 근데 왜 로언은 우현호가 이이선을 데리고 나가면 자신은 4사분면에 남겨진다고 멋대로 생각했을까? 착각이고 오해 아니냐? 그래서 날뛴거고

아니 다 데리고 나갈 수 있는데 왜 한명만 골라야 한다는 착각에 혼자 빠져서 다죽이고 지랄이냐고

4. 왜 마지막 회차의 청매는 우현호에게 자신이 1사분면의 이이선과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을까? 우현호와 이이선이 함께 죽으면 둘다 1사분면의 안전한 세계로 돌아갈 것은 이이선은 알고 있었던 거 아니야? 그래서 동반자살한 거 아냐? 그럼 굳이 힘들게 로언과 싸우지 말고 현호의 할머니가 죽기 전 시점에 둘이 동반자살 했으면 할머니도 살고 평온한 1사분면의 세계에서 이이선과 현호가 만날 수 있었잖아? 대체 왜 없어질 4사분면에서 힘든 싸움을 계속 했는지 의문이야. 현호가 회귀하면서 1사분면과 4사분면의 인물들의 의식이 겹쳐졌다는 의미가 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는 회귀도 할 필요 없었던거 아냐? 그냥 적당히 회귀하고나서 이이선 죽는 거 보고 본인도 자살했으면 둘이 1사분면에서 똑같은 해피엔딩 아니었어?

아니면, 굳이 2백 몇십번째까지 갔어야하는 이유가 있나? 그 전까지의 회귀에서 이이선은 지난 회차를 꿈으로 기억하지 못했고, 마지막 회차에서만 갑자기 기억하게 된 것이었나? 그래야만 수백번의 회귀가 의미있는 것이 아닌가? 

뭔가 놓친 게 있는건지 설정 구멍인건지.

이 소설 후기도 거의 없고 설명해놓은 것도 없어서 좀 힘들다 이해하고 싶은데 검색해도 뭔 글이없어

 

 

5. 10권 다시 읽어보는데 죽어야할 사람을 살린 것이 세계를 뒤틀고 4사분면이라는 거울 세계를 만들었다 라고 하는데

처음 거울 세계인 4사분면이 생기게 된 이유가, 우현호가 시간을 비틀어 이이선을 살렸기 때문인가? 하지만 그렇다기엔 마지막 회차에서 1사분면에 이이선이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죽어야할 운명이라거나, 그가 살아있다고 해서 세계가 비틀리는 것은 아니다. 그럼 그냥 우현호가 시공간을 넘나드는 것 자체가? 

전에 보니까 우현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으면 그 자리에 싱크홀이 생긴다고 했다 그러니까, 우현호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 <사람들의 생과 사에 개입해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4사분면을 탄생시켰다고 이해하면 되려나.

순리를 거슬러 죽어야할 사람을 살렸기에 처음 세계가 뒤틀렸고, 싱크홀에서 벌레가 나오고. 

그 뒤로 우현호의 개입으로 연쇄적으로 계속 사람들이 죽어 나갔기에  계속 싱크홀이 생겨나고 그것이 세계를 파괴해간다? 

레플리카 = 벌레 감염자의 완성형

우현호가 시간을 되돌릴 때마다 레플리카가 늘어난다 = 시공간을 뒤틀어 '이이선의 죽음을 바꿈으로써' 세계의 균열이 더 심해진다?

그런데 엔딩에 나오는 행복한 1사분면에서 이이선은 살아있었다. 죽어야할 사람이 살았는데도 세계는 정상적으로 흘러가는 건 뭔가 예외가 생겼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 예외는 4사분면에서 수백번 회귀하면서 그 세계가 1사분면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지. 시간을 돌리는 것에는 댓가가 있다고 했어. 그리고 그 대가가 4사분면의 인물의 기억을 -> 1사분면의 인물이 꿈으로 경험하는 것이었지. 그렇게 회귀의 댓가가 지불되었고, 이이선이 살아난 것은 4사분면의 사고 장면을 꿈에서 미리 봄으로써 예방한 것. 즉 우현호가 회귀한 댓가가 만들어낸 결과물. 그래서 이이선이 예외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세계면이 된 게 아닐까? - 하는 추측.

 

6. 초반에 그런 말이 나왔지. 무당이었던 현호 이모가 말하길, 현호가 너무 일찍 태어났다. 그래서 시간을 거슬러 그 사람을 만나러가면서 모든 인연이 뒤틀릴 것이다. 라고. 그게 4사분면의 탄생을 예고하는 말 같은데.

이이선과 관계가 형성되고 그를 살리려고 시간을 뒤틀어 4사분면을 만든 것은, 4사분면을 이미 겪은 미래의 우현호다. 그런데 둘은 4사분면에서 처음 만났으니까. 4사분면이 없었다면 둘의 관계도 없었을 것이고 그럼 살리러 올 이유도 없었을텐데? 닭과 계란처럼 어느 것이 시작인지 알 수가 없어.... 4사분면이 있기에 서로 알게 되었고, 그 때문에 과거로 거슬러와 이이선을 살린건데, 그 때문에 4사분면이 탄생되었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4사분면이 탄생되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이이선과 우현호가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어.. 원인과 결과가 맴도는데 시작점이 없어 이건.....

아니면 초반부 꿈속에서 말했던 것처럼 작중에 나오는 우현호 전에 4사분면을 플레이하던 다른 우현호가 있었던 걸까? 4사분면, 거울 세계, 별을 의식적으로 탄생시킨 진짜 '첫번째 예지자'? 작품 내내 나오는 우현호는 4사분면의 설계자로써의 의식이 전혀 없다. 마지막에 되돌아간 것도 마지막 회차에서 첫번째 예지자의 역할을 직접 수행한 것뿐, 별을 만든 건 매애애앤 처음 플레이했던 우현호인가? 이렇게 이해하는 게 맞나 아닌가

그게 아니면 저기 만나야할 사람을 위해 인연을 비튼다는 무당의 말이

우현호가 이이선을 실제로 만난 적도 없고 모르는 사람임에도 어떤 운명에 의해 그를 만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그가 사는 세상인 4사분면을 창조했다고 하면 되나 아아

이거 소설에서 복선 회수좀 해주지 저 말 나오고 왜 끝이야ㅠㅠ

아니야 생각해볼수록 소설에서 쭉 따라가는 우현호 말고 그 전의 플레이어가 따로 있었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첫번째 플레이어가 진짜 첫번째 예지자고, 그 뒤로 계속 또다른 우현호가 4사분면으로 넘어와 플레이하고 있는 것이겠지 그렇게 해야 우현호가 꾼 꿈중 이루어지지 않은 꿈이 있었던 것도 설명이 되고, 박사를 죽였을 때 그는 복선이니 죽이지 말았어야 한다고,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해준 이전의 플레이어도 설명이 돼

작중에 계속 나오는 예지자인 우현호는 처음 4사분면에 발을 디뎌 실패한 뒤로 수백번 되감기 후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그 이전의 플레이어는 똑같이 4사분면에 발일 디딘 후 수백번이 아니라 수천번 수만번을 실패한 후 배드엔딩을 맞았을 수도 있다? 아무튼 왠지 다 실패한 것처럼 보여. 그 이전의 플레이어 중 하나가 지금 나오는 우현호에게 '네가 마지막 플레이어다. 다음은 없어.' 라고 한 것 같고... 그래 이렇게 생각하는 게 더 잘 들어맞는 것 같아. 

 

이 글 쓰면서 자꾸 소설 내용 생각하니까 다시 피폐해지는 기분이다 힘들드아